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50131201002702§ion=04 클래스는 영원하다는 말을 새삼 실감했다. SBS 5, 6회를 보면서 잠시나마 김수현 작가를 의심했던 스스로를 반성했다. 십 수 년의 세월을 김수현 작가의 드라마와 함께 한 자타공인 팬임을 먼저 밝힌다. 그런데 는 뭔가 석연치 않았다. 지금까지는 첫 회만 ‘역시 김수현 작가님이셔!’ 라며 변함없이 대단한 필력에 감탄하는 수순이었건만, 이번에는 좀 달랐다. 주인공 은수(이지아)가 가장 큰 이유였다. 사실 이 역할 때문에 는 방송 전부터 말이 많았다. 한가인부터 김사랑, 그리고 최종 결정된 이지아에 이르기까지 여러 배우들이 캐스팅 물망에 오르내리느라 제작이 지연되었..
http://www.wkorea.com/content/view_02.asp?menu_id=06030200&page=2&c_idx=012203050000006 고레에다 히로카즈가 만든 영화의 온도는 몇 도일까? 그의 영화는 주로 담담하고 가끔 차갑기도 하지만, 영화를 보고 나면 어쩐지 온몸에 뜨끈한 기운이 감돈다. “영화를 보고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건 굉장히 감사하고 좋은 일인 것 같다. 감상이 영화에만 머무르지 않고 자신의 삶을 투영한다는 거니까.” 이는 고레에다 히로카즈가 질문을 던지는 감독이기 때문이다. 그것도 늘 목에 걸려 쉽사리 삼킬 수도 뱉을 수도 없는 그런 질문 말이다. 어른의 시선이 외면한 곳에서 시든 화초처럼 스러져가던 아이들이 마음을 밟았던 와 아무 것도 갖지 않았기에 누구와도 관계..
http://magazine.firstlook.co.kr/?style=glory-of-venice 70세 노인의 묵직한 도약. 언뜻 호응이 맞지 않는 듯 보이는 이 수식이 올해 70회를 맞은 베니스 국제 영화제(Venice International Film Festival, 이하 베니스 영화제)를 설명한다. 한동안 정숙하거나 고루하다고 여겨졌던 베니스 영화제가 젊은 열기와 감수성을 껴안은 다종다양한 영화들과 함께 칠십 번째 항해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8월 28일부터 9월 7일까지 이탈리아의 베니스 리도 섬에서 열린 베니스 영화제. 베니스 영화제는 1932년에 시작되어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영화제이기도 하다. 여름의 마지막과 시작되는 가을이 오버랩 되는 시기에 개최되는 베니스 영화제는 오랫동안 예술영화의 ..
http://magazine.firstlook.co.kr/?issue=biff2013-how-to 영화의 신(神)에게 제물을 바쳐야 한다고 가정하자. 소노 시온 감독은 제 팔, 제 다리를 뚝 잘라 제단에 올린다. 는 말도 안 되게 극단적이고 믿을 수 없게 숭고한 영화에의 사랑을 엔진 삼아 질주하는 영화광들의 떠들썩한 난장 파티다. “단 한 편의 걸작이 찍고 싶을 뿐”이지만 그냥 영화 한 편도 만들지 못하고 있는 영화광 무리와 10년 만의 출소를 앞둔 아내의 꿈을 위해 딸이 나오는 영화를 만들어야 하는 야쿠자 보스가 손을 잡자, 피가 튀고 머리가 잘리는 ‘리얼 100%’의 액션영화가 시작된다. 영화에 대한 영화는 많고 많지만, 이토록 살벌하게 사랑스러운 세레나데는 처음이다. 소노 시온 감독은 지옥이 뭐가 ..
http://magazine.firstlook.co.kr/?star=bright-eyes 소년은 어느새 남자의 어깨를 갖게 되었다. 올 봄, 후지TV 드라마 에서 마성의 연하남을 연기하며 일본 여성들의 가슴에 벚꽃 태풍을 불러 온 미우라 하루마. 아역으로 데뷔해 영화 과 로 소녀들의 첫사랑이 되었고, TBS 드라마 에서 인류의 미래를 걸고 테러리스트에 맞섰으며, 화장품 CF에서 일본을 대표하는 젊은 배우들과 함께 걸었다. 그는 ‘산뜻함으로 만들어진 것 같은’ 순정만화 주인공에 위화감 한 조각 없는 미소로 웃었지만, 동시에 쉽사리 말할 수 없는 고민과 싸우며 자랐다. 그리하여 마침내 더 많은 풍경을 보고 싶어 더 높은 자리를 꿈꾸기 시작한 스물넷의 미우라 하루마를 만났다. 촬영이 시작되자 당신의 눈빛이 달..
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50131116181029§ion=04 점점 추워지는 날씨에 아침마다 옷 고르는 일이 고역이다. 옷장 문을 열고 한참을 고민하는 날이 이어지면서 옷과 관련된 몇 가지 우스갯소리가 떠올랐다. ‘옷은 많은데 입을 게 없다’는 고전적인 명언부터 ‘멋쟁이는 여름에 더워 죽고 겨울에 추워 죽는다’, ‘여름에는 날씬한 사람이 왕이고 겨울에는 코트 많은 사람이 왕이다’ 뭐 이런 것들 말이다. 패션에 대단히 조예가 깊은 것도 엄청난 관심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어쨌든 매일 입는 옷이니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게다가 점점 젊은 육체로 대충 무마할 수 있었던 상황은 줄고 TPO라는 것을 고려해야 할 상황은 늘어난다..
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50131110032427§ion=04 수업 시간에 한반도는 사계절이 뚜렷한 것이 자랑이라고 배우는 것도 이제 곧 사라질지 모르겠다. 해마다 봄과 가을은 짧아져만 가고 혹서와 혹한을 견디며 지내야 하는 날이 늘어가니 말이다. 하지만 이 짧은 가을에도 하늘은 높고 말이 아니라 내가 살찌는 사실만은 여전하다. 쌀쌀한 바람과 함께 찾아온 식욕 폭발을 더욱 부추기는 프로그램까지 있어 올해도 가을이 몸을 살찌운다. 최근 가장 즐겁게 보고 있는 방송은 올리브의 이다. ‘국내 최초 한식 서바이벌, 8도의 맛을 겨루다’라는 캐치프레이즈대로, 서울, 경기, 충청, 강원, 전라, 경상, 제주 전국 8도의 지역을 대표..
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50131027003913§ion=04 추억은 힘이 세다. 그것이 한 사람만의 것이 아니라 여럿이 공유하는 것이라면 더욱. tvN 는 이 추억의 힘을 엔진 삼아 달린다. 는 지난해 신드롬에 가까운 인기를 끈 tvN 의 샴쌍둥이 같은 작품이다. 전작의 성공에 고무된 제작진은 곧바로 ‘응답하라’ 시리즈 제작 계획을 밝혔고, 구체적인 개요가 밝혀지기 전부터 많은 사람들이 기다렸다. 은 대중문화의 주 소비층일 뿐 아니라 방송의 주 시청자인 2,30대 여성 중 많은 이들이 공유하는 1990년대 팬덤 문화, 소위 ‘빠순이’가 주인공이었다. 여기에 만화가 아다치 미츠루의 대표작 와 델리 스파이스의 ‘고백’이 공..
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50131013002856&Section=04 이 ‘꺼진’ 자리에서 로 인한 가혹한 운명에 휘말린 네 남녀와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삶과 투쟁하는 어린 과 실력과 신념을 겨루는 의 의사들이 격돌한다. 방송 내내 수목 드라마 시청률 패권을 차지했던 SBS 이 종영한 후, MBC 과 SBS 이 동시에 첫 방송을 했다. 일단 시청률의 승기를 먼저 잡은 쪽은 이들보다 2주 먼저 방송을 시작한 KBS 이다. 은 에 밀려 한 자리 수 시청률로 고전했지만, 입소문을 타면서 점차 시청률이 상승하고 있다. 그래서 시청률 보증수표 중 한 명인 김은숙 작가의 신작 과 역시 지난해 로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김도훈 감독의 의 초반 ..
당신이 선생이다 산문집 황현산 한 번도 얼굴을 실제로 뵌 적이 없고 말하는 육성을 들은 적도 없건만, 저절로 ‘선생’이라는 호칭이 떠올랐다. 황현산 선생은 제목을 통해 라고 말했지만, 그의 글을 읽으면 그가, 선생이다. 이 산문집은 프랑스 현대시를 연구하는 불문학자이자 문학비평가로 활동한 황현산 선생이 2000년대 초엽 국민일보에 그리고 지난 4년간 한겨레에 실었던 칼럼을 엮은 책이다. 그는 ‘내가 품고 있던 때로는 막연하고 때로는 구체적인 생각들을 더듬어내어, 합당한 언어와 정직한 수사법으로 그것을 가능하다면 아름답게 표현하고 싶었다’고 서문에서 밝혔다. 딱 그대로의 책이다. 예순 아홉이라는 나이가 새삼스러울 만큼 현실 문제를 날카로운 눈으로 보고 이에 합당한 입장을 가지며, 단호하지만 또한 아름다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