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magazine.firstlook.co.kr/archives/issue/shes-back 이재용 감독의 영화 (2009년)은 ‘여배우’라는 단어가 품고 있는 다양한 함의를 곱씹게 한 작품이었다. 각 세대를 대표하는 여배우들이 모인 화보 촬영장을 무대로 페이크 다큐멘터리 형식의 카메라는 대중이 때로는 동경하고 궁금해하고 때로는 질투하고 함부로 재단하는 여배우로 살아가는 여자들의 삶의 한 결을 포착했다. ‘얼굴에 분을 바르고 살아가는 이들’의 삶은 원래 녹록하지 않다. 여배우들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 당대의 아이콘이라는 영광스런 왕관을 쓴 여배우들은 숙명적으로 그 무게를 견뎌야 한다. 여배우는 카메라 안에서는 나이와 외모는 물론 제한된 캐릭터와 서사와 겨뤄야 하고, 카메라 밖에서는 무책임한 뜬소..
http://magazine.firstlook.co.kr/archives/issue/snack-culture-rising 출근길 버스나 지하철에서 이상형을 만날 확률이 얼마나 될까. 지금의 대한민국에서 좀처럼 쉽지 않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그 이유 중 하나는 바로 다들 손에 쥔 스마트폰을 보느라 고개를 숙인 탓에 옆에 이상형이 있다 해도 알아차릴 수 없어서다. 우스갯소리처럼 시작했지만 ‘모바일’이 시대의 화두가 된 지금, 예전과 달라진 풍경들이 많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출근길의 친구이자 강력한 광고 매체 중 하나였던 무가지가 하나둘 자취를 감추기 시작하더니 이제 지하철에서 옆 사람이 펼친 무가지를 어깨너머로 흘끗 거리는 재미도 사라졌다. 사람들의 시선은 모두 자기 손에 든 스마트폰 속 작은 화면에 ..
http://magazine.firstlook.co.kr/archives/issue/new-face 어느 운동 경기의 챔피언 결정전에서 디펜딩 챔피언과 ‘듣보잡’ 신인이 맞붙었다고 생각해보자. 당신은 어느 쪽을 응원하는 사람인가? 지난 10월 개봉한 영화 은 두 천재 수영 선수의 대결을 그렸다. 국민 남동생이라 불리는 국가대표 마린보이 우상(이종석)과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평범한 체고 학생 원일(서인국)이 그들이다. 영화의 클라이맥스에서 당연하게도 둘은 일생일대의 대결을 펼치는데, 고된 훈련을 해온 건 둘 다 마찬가지건만 마음 속으로 응원한 건 원일이었다.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처럼 나타나 새로운 스타의 자리에 등극하는 다크호스를 기대하는 숨은 욕망이 크게 작용했다. 올해도 우리의 마음을..
http://magazine.firstlook.co.kr/?style=glory-of-venice 70세 노인의 묵직한 도약. 언뜻 호응이 맞지 않는 듯 보이는 이 수식이 올해 70회를 맞은 베니스 국제 영화제(Venice International Film Festival, 이하 베니스 영화제)를 설명한다. 한동안 정숙하거나 고루하다고 여겨졌던 베니스 영화제가 젊은 열기와 감수성을 껴안은 다종다양한 영화들과 함께 칠십 번째 항해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8월 28일부터 9월 7일까지 이탈리아의 베니스 리도 섬에서 열린 베니스 영화제. 베니스 영화제는 1932년에 시작되어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영화제이기도 하다. 여름의 마지막과 시작되는 가을이 오버랩 되는 시기에 개최되는 베니스 영화제는 오랫동안 예술영화의 ..
http://magazine.firstlook.co.kr/?issue=biff2013-how-to 영화의 신(神)에게 제물을 바쳐야 한다고 가정하자. 소노 시온 감독은 제 팔, 제 다리를 뚝 잘라 제단에 올린다. 는 말도 안 되게 극단적이고 믿을 수 없게 숭고한 영화에의 사랑을 엔진 삼아 질주하는 영화광들의 떠들썩한 난장 파티다. “단 한 편의 걸작이 찍고 싶을 뿐”이지만 그냥 영화 한 편도 만들지 못하고 있는 영화광 무리와 10년 만의 출소를 앞둔 아내의 꿈을 위해 딸이 나오는 영화를 만들어야 하는 야쿠자 보스가 손을 잡자, 피가 튀고 머리가 잘리는 ‘리얼 100%’의 액션영화가 시작된다. 영화에 대한 영화는 많고 많지만, 이토록 살벌하게 사랑스러운 세레나데는 처음이다. 소노 시온 감독은 지옥이 뭐가 ..
http://magazine.firstlook.co.kr/?star=bright-eyes 소년은 어느새 남자의 어깨를 갖게 되었다. 올 봄, 후지TV 드라마 에서 마성의 연하남을 연기하며 일본 여성들의 가슴에 벚꽃 태풍을 불러 온 미우라 하루마. 아역으로 데뷔해 영화 과 로 소녀들의 첫사랑이 되었고, TBS 드라마 에서 인류의 미래를 걸고 테러리스트에 맞섰으며, 화장품 CF에서 일본을 대표하는 젊은 배우들과 함께 걸었다. 그는 ‘산뜻함으로 만들어진 것 같은’ 순정만화 주인공에 위화감 한 조각 없는 미소로 웃었지만, 동시에 쉽사리 말할 수 없는 고민과 싸우며 자랐다. 그리하여 마침내 더 많은 풍경을 보고 싶어 더 높은 자리를 꿈꾸기 시작한 스물넷의 미우라 하루마를 만났다. 촬영이 시작되자 당신의 눈빛이 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