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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이 뭐가 나빠>
영화의 신(神)에게 제물을 바쳐야 한다고 가정하자. 소노 시온 감독은 제 팔, 제 다리를 뚝 잘라 제단에 올린다. <지옥이 뭐가 나빠>는 말도 안 되게 극단적이고 믿을 수 없게 숭고한 영화에의 사랑을 엔진 삼아 질주하는 영화광들의 떠들썩한 난장 파티다. “단 한 편의 걸작이 찍고 싶을 뿐”이지만 그냥 영화 한 편도 만들지 못하고 있는 영화광 무리와 10년 만의 출소를 앞둔 아내의 꿈을 위해 딸이 나오는 영화를 만들어야 하는 야쿠자 보스가 손을 잡자, 피가 튀고 머리가 잘리는 ‘리얼 100%’의 액션영화가 시작된다. 영화에 대한 영화는 많고 많지만, 이토록 살벌하게 사랑스러운 세레나데는 처음이다. 소노 시온 감독은 지옥이 뭐가 나빠? 라고 했지만 영화로 보고 나면 응? 여기가 왜 지옥이야? 라는 생각이 들만큼.
<용서받지 못한 자>
희뿌연 먼지가 날리던 미국 서부는 눈 시린 설산의 일본 홋카이도가 되고, 무법자의 총을 봉인한 인디언 여인은 아이누 여자가 되어 사무라이의 칼을 묶어둔다.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동명 원작을 <훌라 걸스>, <악인>의 이상일 감독이 리메이크 했다. 시대도 장소도 달라졌지만 서부극과 사무라이 활극이 공유하는 정서 덕에 위화감이 없다. 가장 베기 어려운 것은 나의 죄의식이요, 나를 쓰러트리는 것은 적의 칼이 아니라 내 과거라는 원작의 문제의식도 여전하다. 죽을 때까지 죄를 등지고 살아가야 하는 가혹한 운명을 묵직하게 연기한 와타나베 켄을 비롯해 사토 코이치, 에모토 아키라 등 일본의 힘 있는 배우들이 격돌한다. 그 곁에서 밀리지 않고 제 몫을 한 <아무도 모른다>의 야기라 유야의 성장도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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