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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pressian.com/news/article.html?no=113873

 

여자들이 머리채를 붙잡고 육탄전을 벌인다. 상대가 부모를 죽인 원수라서도, 애인을 뺏은 연적이라서도 아니다. 그녀들은 왕관의 주인이 되기 위해 머리채를 잡았다. 이 여자들, 독하다. 상대의 구두 굽을 부러뜨리고 가슴 뽕을 망가뜨리고 화장품을 바꿔치기 한다. 그런데 이 독한 여자들의 독한 짓거리들이 마냥 나쁘게만 보이지 않는다. MBC <미스코리아>는 여자들의 세계에서 어떻게든 살아남고자 분투하는 여자들의 인생에 하이라이트를 비춘다. 좋아하는 여자가 남들 앞에서 수영복을 입고 웃는 게 싫지만 사업의 회생을 위해 여자의 등을 떠밀었던 남자와 숨겨진 딸의 존재가 세상에 밝혀질까 두려워 뒤에서 술수를 쓰는 남자, 각기 조금씩 다른 마음으로 미스코리아를 만들기 위해 애쓰고 응원하거나 혹은 방해하는 남자들은 그녀들의 전쟁 같은 세계의 온전한 일원이 될 수 없다. 물론 처음엔 사업 때문이었지만 결국에는 사업을 포기하더라도 여자의 꿈을 지원하고 싶은 남자와 손녀, , 조카, 동생인 여자가 외간 남자들 앞에서 웃음을 파는 게 가문의 치욕이라 생각했지만 끝내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는 남자들도 있다. 그들은 그렇게 그녀들의 세계에 가까워지기도 하지만 결코 이 전쟁의 주체가 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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